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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에 수상한 건물이 떴다

2012. 11. 26. 21:51 by 유유(유즈유저)

수십년간 서울에서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나에게는 시내 및 각 동네의 모습들이 아주 평범한 배경화면과도 같았다. 그러던 어느날, 영등포에서 매우 놀랍고 수상한 건물을 발견하고 말았다.



나의 시선을 확~ 잡아당긴 이 건물. 유럽식 궁전 스타일이면서, 왠지 모르게 "일제시대의 잔재인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모텔이라고 하기엔 건물의 규모가 너무 크고 단단해보였다.


그 신비하고 웅장한 모습에 놀란 마음이 채 진정되기 전에, 또 다른 건물이 보였다. 구조는 비슷하지만 규모는 더욱 더 컸다.



또 고개를 돌려보니, 창문 하나 없는 왠지 무서운 느낌을 풍기는 웅장한 규모의 건물이 하나 더 있었다.



3개의 건물을 번갈아 보면서 "여기는 과연 어떠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동네일까?"라는 궁금증이 폭발했다.


그 사연을 알아보니,

제일 첫번째 건물은 바로 영등포세무서였다.

세무서건물이 이렇게 생긴 이유는 과거 목화예식장 건물 중 신관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옛 목화예식장 측은 예식장 신관 건물을 물납(조세를 금전 이외이 것으로 납부하는 것)했고 지난 2002년 영등포세무서는 건물 내부를 수리한 뒤 입주했다. 결국 현 세무서청사는 새로 지은 것이 아니라 국유재산으로 변한 옛 예식장 건물인 것이다.

세무서 건물이 이렇게 화려해도 되나요? (NEWIS기사)


두번째 건물 또한 과거 목화예식장 본관 건물을 현재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세번째 건물은 구로세관롯데로지스틱(주) 보세창고이다.


과거 스토리를 알아보다 보니, 문득 예식장으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과거로 돌아가,

약간은 들뜨고 밝게 웃고 있는 신랑/신부, 가족, 친지, 하객분들로 가득찬 행복하고 활기찬 건물의 모습이 보고 싶어진다.


과거 1990년 2월 28일 동아일보, 3월 4일 한겨례신문에 실린 광고이다.

(이미지출처: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 동아 1990.02.28, 한겨례 1990.03.04)

영등포 당산동에 갈 기회가 있다면 잠깐 시간을 내어 구)목화예식장의 본관과 신관을 보며, 신랑/신부, 가족과 친지, 하객들이 가득찬 잔치분위기의 풍경을 함께 상상해보며 잠시나마 행복한 느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