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춘향연가 - 정동극장

2012. 12. 27. 18:17 by 유유(유즈유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반드시 보는 퍼포먼스 공연. "미소" 그리고 "난타". 그 중 "미소춘향연가"를 관람하였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경제성장을 위해 오직 그 당시의 선진국들만 바라보며 달려왔고,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우리의 역사와 전통은 외면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제는 우리도 우리만의 독창성과 고유성이 필요한 시대이며, 이에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 아주 매력적인 공연이 있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시작 전

공연장에 들어가면 한 폭의 동양화가 그려진 커튼이 무대를 가리고 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면서 커튼이 열리고 무대 앞쪽에는 그네가, 뒤쪽에는 2층짜리 정자가 보입니다. 정자의 1층은 춘향과 몽룡이 사랑놀이를 하는 냇가로, 2층은 몽룡이 서울로 떠나는 길로 사용이 됩니다.

사물놀이

어느새 무대는 배우들로 가득차고, 그네타기 같은 우리의 전통놀이와 신명나는 사물놀이가 시작됩니다. 객석에 앉아있던 저도 저절로 발을 구르고 어깨로 박자를 타고 있습니다. 배우와 관객이 사물놀이를 통해 마음의 박자를 서로 맞추고 난 후, 관객과 함께하는 퍼포먼스가 바로 이어집니다. 함께 웃고 박수치고 소리도 지르고 하면서, 낯선 공연장에 앉아 있는 우리는 긴장과 이질감이 줄어들어 어느새 공연에 푹 빠져 있습니다.

본공연 시작

드디어 본 공연이 시작됩니다. 내용은 춘향전 내용에 각색이 조금 더해졌는데요. 가장 크게 두드러지는 부분은 변학도가 매우 젊고 잘생겼으며 춘향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다만 욕심이 강한 성격이라 사랑 표현에 자신의 권력과 힘까지 이용하고 끝내 비참한 결말을 맞게 되지요. 스토리 자체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지만, 공연에 사용되는 음악, 의상, 춤, 악기 등 다양한 퍼포먼스들은 굉장히 새롭고 아름답습니다. 외국인 뿐만 아니라 우리 젊은 세대들도 함께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춘향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음악, 의상, 무용

한복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하는데요. 특히 춘향과 몽룡이 만나 사랑을 키워가는 장면에서 둘 다 분홍색 한복을 입었는데 그 색깔이 너무 이쁩니다. 제가 "곱다"라는 표현을 하고 자란 세대는 아니지만, 아름답다 또는 Beautiful 등으로는 부족하고, 왠지 곱다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모든 음악이 우리의 전통악기로 연주되며, 탈춤, 북춤, 칼춤, 부채춤 등을 비롯한 각종 전통 무용들이 펼쳐집니다. 이 무대를 보면서 내가 조선시대에 궁궐 잔치상에 있었다면 또는 내가 조선이라는 나라에 사신으로 왔었다면 이런 무대를 보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공감대가 없는 외국인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렇게 쉽고 즐겁게 표현하기 어려웠을텐데, 공연팀에서 정말 잘해낸 것 같습니다. 또한 공연이 끝나면 배우들은 공연장밖에서 관객들을 기다립니다. 관객들에게 보다 더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주고자 사진촬영을 함께 하기 위해서인데요. 사실 배우 입장에서는 절대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우리를 외국에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고민되다면 또는 외국인이 한국을 어떻게 느끼는 지 궁금하다면, 지금까지 어설프게 알고 있었던 우리의 전통과 문화는 잠시 잊어버리고 미소 춘향연가 공연을 통해 한국을 한번 객관적으로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사실 우리도 우리 문화를 잘 모르기 때문에 옆에 있는 외국인들과 똑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공연 자체가 너무 쉽고 재밌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잘 짜여져 있어서 우리의 문화를 새롭게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답게 소개하는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극장 정보

시청역 1호선, 2호선을 이용하면 됩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왼쪽 서울시립미술관 지나서 있습니다. 만약 차량을 이용하신다면 극장에는 주차를 못하신다고 생각하시면 되고, 인근 주차장의 비용이 30분에 2천원이니 약 1만원정도의 주차비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덕수궁돌담길에서 정동극장을 지나 이화여고 맞은 편에 사설 주차장을 이용하였습니다.

공연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4시와 8시 2차례 진행되며 티켓금액은 R석은 5만원, S석은 4만원입니다. 하지만 대학생은 50%나 할인되고, 중고등학생들도 S석을 15,000원에 구입할 수 있으니 올 겨울방학 때 다양한 외국문화들도 접하면서 동시에 우리나라의 매력도 조금 더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생이 아니신 분들도 신용카드별로 20%할인이 되고, 임산부나 다둥이카드소지자도 20%할인 되니 참고바랍니다. 예약은 홈페이지나 전화로 가능한데, 여러가지 할인혜택 적용을 위해서 전화가 조금 더 편할 것 같습니다. (제가 못 찾은 것인지 인터넷 예약에서 학생할인 적용하는 방법을 모르겠더라고요). 전화번호는 02-751-1500이고, 홈페이지는 chongdong.com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