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느끼기 - 내가 하고 싶은 것
2013. 2. 1. 09:25 by 유유(유즈유저)
1.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 하기
photo by Kevin Lawver
쌩뚱맞은 제안에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음대로? 우리 마음대로? 마음대로 살자고?'
도통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순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왠지 저에게 주는 선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더 원한다는 듯 아내를 바라봤습니다. 그녀는 마치 오랜 기간 준비한 것처럼 한 번의 헛기침과 짧은 심호흡을 한 후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사는 게 별로 재미없어."
아차 싶습니다. 왠지 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싸이 말대로 늘 연예인이 되어 개인기와 신나는 이벤트 쇼쇼쇼를 계속 해야 하는데, 그 임무를 다하지 못한 것 같아 갑자기 죄인이 된 것 같습니다. 얼른 자리를 피하고 싶지만 그녀는 계속 말을 이어갑니다.
"요즘 오빠도 회사 일로 스트레스 많이 받는 것 같고 말야. 그래서 말인데. 그래서...... 우리 그 동안 하고 싶어했던 것들 좀 하면서 사는 건 어떨까? 예전에 그림 그리고 싶어 했잖아. 그리고 피아노도 치고 싶어 했고. 이제 그런 것 좀 하나씩 하면서 사는 게 좋을 것 같아."
"......"
"돈 생각하지 말고. 나중 생각하지 말고."
30대인 지금. 한참 일할 나이기도 하고, 내년에 더 큰 집으로 이사도 가야 하고, 부모님들도 좀 챙겨드려야 하고, 형제들도 좀 챙겨야 하고, 아내가 일하기 싫을 때 좀 쉬게 하고 싶기도 하고,...... 복잡한 제 마음을 훤히 본 것처럼 그녀는 그 부분을 강조합니다. 머리속이 복잡해지지만 그녀의 재미없다는 말에 큰 충격을 받은 저는 마지못해 대답을 합니다. 아마 지금 상태로는 어떠한 말도 다 받아주었을 것입니다.
"그래 그러자. 근데 어떻게?"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방으로 들어가 노트를 한 권 가지고 옵니다. 그 곳에는 앞에 넘버링이 된 다양한 문장들이 적혀져 있습니다.
"이렇게 하고 싶은 것들을 다 적는거야. 그게 뭐든지 생각나는 대로 다 적는거지."
그녀는 이미 작성한 30개정도의 리스트를 저에게 보여줍니다. 그 중에는 평상 시에 제가 이야기하던 '피아노 배우기', '유화 1점 그리기', '수영 접영까지 배우기' 등도 보입니다. 무엇보다 설명하면서 조금씩 신나하는 그녀를 보니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좋아. 그럼 나도 이런 식으로 작성하면 되는거지?"
아직 가슴 한 켠엔 무언가 불안함이 남아있지만 그녀의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소파에서 내려와 엎드립니다. 그리고는 신문지 사이에 있는 전단지를 들어 볼펜으로 끄적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