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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정원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 도심속 전시회

2012. 12. 16. 17:07 by 유유(유즈유저)

서울 사당역에 있는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인공정원"을 주제로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White Rain, 2011. There, After, 2011. 등)


사당에서 시간이 조금 남아서 오래간만에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을 찾았습니다. 현재 인공정원이라는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더군요.


인공정원 전시회는 미디어아트, 사운드, 건축 등 다양한 분야들을 서로 융합하여 구현한 탈장르 작품들의 전시회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시품들 중 뉴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타카히로 마츠오(Takahiro Matsuo, 일본)의 화이트 레인(White Rain, 2011)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까만 무대에 잔잔한 음악과 함께 하얀 비를 내려줍니다. 작가는 관람객들에게 그들의 상상력과 기억을 상기시켜주는 환상적인 경험을 의도했다고 하는데요. 정말로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저의 어릴 적 기억들과 느낌들이 살포시 나와서 잠시나마 푹 빠져있었습니다. 타카히로 마츠오는 컴퓨터그래픽, 빛, 음향, 그리고 관객의 움직임을 결합해서 그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작품을 구성합니다. 따라서 이 작품을 감상하실 때는 작품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가만히 보지만 마시고, 천장에서 내리는 하얀 비 사이사이로 걸어보세요. (관람객들의 참여를 의도한 작품이며, 비는 아크릴바와 LED로 구현해서 젖을 일은 없습니다.) 아마 자신을 둘러싼 하얀 비는 더욱 강렬해지고 곧 꿈 속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실 겁니다.


이 작품은 전시회장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왼쪽 첫번째에 있습니다. 해당 방이 깜깜하다보니 우리들이 들어가서 당황할까봐 가이드분이 안내를 해주시는데, 추운날씨에 도착하자마자 정신도 없는데 이 작품을 바로 보면 작가 의도대로 감상이 안 될 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전시품부터 둘러보시고 이 작품을 감상하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음은 소피 클레멘츠(Sophie Clements, 영국)의 데어,애프터(There, After, 2011)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3개의 영상과 3개의 음향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동영상 촬영 후 시간과 공간 그리고 물질 등을 재구성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이 작가는 작업을 할 때 조금 손쉽게 디지털 방식으로 작품을 구성하거나 효과를 주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 굉장히 공을 들여 실제로 구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을 보면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저절로 감상에 집중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전시된 데어,애프터는 불, 물, 나무의 세 가지 요소로 우리의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우리의 모든 일에 시작이 있고 중간이 있고 끝이 있는 것처럼, 유동, 파괴, 해방(또는 연결, 변천, 상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현재 우월감이나 시기 등으로 늘 들떠있었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영상은 참고만 해 주시고, 꼭 가서 직접 느껴주세요. 감동이 다릅니다. :)


이 외에도 이번 전시에는 아키그램과 함께 20세기 아방가르드 건축의 선구자로 알려진 하우스 루커 그룹의 초기 사진과 드로잉 19점이 국내 최초로 소개되었습니다. 하우스 루커는 건축디자인부터 행위 예술까지 특정한 매체나 형식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하였으며, 오래전부터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여 임시적인 건축 (일회용 건축)이라는 컨셉을 적극적으로 전파해 온 인물입니다.


남서울미술관은 1900년대 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졌고 한동안 벨기에 영사관으로 사용되다가, 2004년에 서울시립미술관 분관으로 개관되었죠. 운영시간은 평일은 10:00~20:00, 주말 및 공휴일은 10:00~18:00이고 관람료는 무료에, 사당역 6번 출구에서 걸어서 1분거리입니다. 혹시 근처에 가실 일 있으시면 잠시라도 들려서 작품들 보시면 마음 따뜻한 연말 되실 수 있으실 거예요. 그럼 좋은 관람되세요 :)◈